경찰이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의 급발진 여부를 수사 중인 가운데, 과거 주택가 사고에서의 택시 급발진 주장에 대한 페달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23년 11월 1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주택가에서 한 전기 택시가 담벼락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65세 운전자는 우회전 중 급발진으로 인해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찰은 급발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페달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자동차 국제기준제정기구(UN WP29) 산하 페달오조작(ACPE) 전문가기술그룹 회의에서 이 사고에 대해 발표했다. 이는 급발진 주장 사고에 대한 최초의 페달 블랙박스 영상 공개로,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 홈페이지에 게재되었다.
페달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주장한 순간 차의 속도가 증가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사고 당시 운전자는 페달을 6번 밟았으나, 실제로는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페달을 밟고 있었다. 이로 인해 차량의 속도는 급격히 증가했고, 결국 담벼락을 들이받게 되었다.
자동차 전문 기자이자 유튜버인 김한용 모카 대표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급발진 사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차가 급격히 튀어나가면 당황하게 되어 노련한 운전자도 페달을 잘못 밟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급발진을 의심하는 상황에서는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해서 계속 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급발진 주장 차량 28대의 사고기록장치(EDR)를 분석했다. 그 결과, 가속페달을 70% 이상 밟았을 때 평균 차량 속도는 8.6km/h로 나타났으며, 0.5초 전 평균 속도는 4.9km/h였다. 운전자는 차량의 이상을 감지하고 0.13초 만에 가속페달에서 발을 완전히 뗐다.
이번 페달 블랙박스 영상 공개는 급발진 사고의 원인 규명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운전자의 페달 오작동이 사고의 주된 원인임이 밝혀지면서, 급발진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를 통해 운전자들은 급발진 상황에서의 대처 방법을 숙지하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