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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맛집.요리.레시피

아직 식지 않은 인기 메뉴 '마라탕'의 기원

마라탕은 중국의 쓰촨에서 기원하여 둥베이 지방을 거쳐 만들어진 중국 요리이다.


마(痲): 저리다 혹은 마비되다는 뜻. 중국 요리에서는 초피 등에서 느껴지는 얼얼하게 매운맛을 의미한다.
라(辣): 는 맵다라는 뜻. 고추류의 매운맛을 의미한다.
탕(燙): 은 뜨겁다는 뜻. 

마라탕은 초피ㆍ팔각ㆍ정향ㆍ회향 따위를 넣고 가열해 향을 낸 기름에 고춧가루와 두반장을 넣고 육수를 부은 다음 야채ㆍ고기ㆍ버섯ㆍ두부ㆍ완자 등을 원하는 대로 넣어 끓이는 중국 탕요리이다. 특유의 혀가 저리게 매운맛이 특징이다. 혀가 저린것은 초피의 특성, 더 자세히는 산쇼올이라는 화학물질 탓에 저린 것이다. 마라탕에는 의외로 같은 매운 맛을 느끼게 해 주는 물질인 캡사이신 함유량이 산쇼올보다 적다.
마라는 쓰촨성(사천) 지방에서는 많은 음식에 사용되는 기본적인 양념이고, 마라탕도 중국 전역에 '쓰촨의 마라탕'이라고 알려졌지만, 정작 쓰촨 지역에서는 음식 이름 앞에 마라를 붙이는 경우가 별로 없다. 쓰촨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음식이 다른 지역에 수출될 때 마라를 앞에 붙여 맛의 특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5] 쓰촨 현지인들은 마라탕을 쓰촨 요리로 인정하지는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쓰촨 지방의 경우 식당에서는 훠궈와 비슷한 마라탕을 먹으며, 길거리에서는 미리 마련된 육수에 꼬치를 샤브샤브처럼 담갔다가 익히는 방식으로 먹는다. 이처럼 꼬치(串)를 육수에 담가 샤브샤브처럼 먹는 마라탕은 마라촨(麻辣串, 뀀)이나 촨촨샹(串串香)이라고도 부른다.

마라탕의 기원이 되는 음식은 쓰촨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 마오차이(冒菜)이다. 청두시 사람들은 마오차이를 흔히 '일인용 훠궈'라고 한다. 혼자나 둘이서는 여러 재료를 다양하게 시켜야 하는 훠궈를 먹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에, 다양한 재료를 대나무 채에 한 데 모아 담아 한꺼번에 훠궈 국물에 끓인 다음 1인분씩 그릇에 덜어서 내놓은 것이 마오차이의 유래이다. 마오차이는 길거리에서도 여전히 판매되지만, 고급화된 프랜차이즈와 대형 매장도 여럿 있다.

쓰촨의 마오차이가 1990년대에 둥베이 지방에서 변형된 것이 마라탕이다. 마오차이는 고추기름이 두텁게 떠 있고 매운 맛과 얼얼한 맛이 매우 강한 데 비해 마라탕은 국물 위에 고추기름을 몇 스푼 끼얹은 정도에 땅콩소스(花生酱)나 깨소스(마장/麻酱)가 들어가서, 맵고 얼얼한 맛을 줄이고 칼칼하고 고소한 맛을 첨가했다. 둥베이에서 변형시킨 마라탕이 베이징시를 비롯한 중국 전역으로 퍼져나가며 전국적으로 대중화되었다. 대부분의 지역에 동네마다 마라탕 가게가 있고, 다양한 프랜차이즈가 운영중이다.

재미있는 점은, 한국인은 마라 건더기 뿐만 아니라 국물의 맛을 즐기는 반면 중국인은 대개 마라탕의 국물을 먹지 않고 건더기만 건져 먹는다. 건더기만 건져 먹는 훠궈류에서 유래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염도가 높고 조미료, 고추기름,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 건강에 좋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한 예로, 2019년 후반기, 중국 인터넷상에서는 "마라탕 국물까지 마실 놈"이라는 욕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유래는 중년 여성이 딸의 가난한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반대하며 "그렇게 가난해서야 마라탕 먹을 때 국물까지 다 마시겠네"라는 비하 발언을 하는 통화 영상인데, 중국인이 마라탕 국물 마시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