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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도어스테핑 긍정적 평가 vs 부정적 평가

약식 기자회견을 대통령실과 일부 언론에서 이를 '도어스테핑(doorstepping)'이라고 부르고 있으나 사실 이는 정확하지 않은 용어이다. 도어스테핑은 원래 문 앞까지 들이닥쳐 과열 취재 경쟁을 벌인다는 뜻으로, 언론이 사전 동의 없이 취재원의 거처나 중요한 장소 등에 진을 치고 취재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자들이 속칭 '뻗치기'라고 하는 것에 오히려 가깝다. 대통령실에서는 윤석열이 출근길에 기자들과 잠시 약식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것을 의도하고 있으므로 도어스테핑보다는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출근길 문답)'이 정확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고 서초구 서초동 자택에서 출퇴근을 하게 되었는데, 이로 인해 전임 대통령들과는 달리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이 가능하게 되었다.

매일마다 서초구 서초동 자택에서 용산 대통령 집무실로 출퇴근하면서 용산 대통령 집무실 청사 입구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며, 2022년 7월 이후 새 대통령 관저 입주 완료 후에도 대통령이 새 대통령 관저에서 용산 대통령 집무실로 출퇴근을 계속 하기 때문에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이 가능하다.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은 여러 정치 주체에게서 이루어지긴 하나, 일국의 행정부 수반이 수시로 출·퇴근 시간에 기자들과 직접 접촉해 약식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사례는 선진국에서도 흔하지는 않은 편이다. 미국에서도 대변인실 주관으로 정례 브리핑 및 질의응답을 하는 경우는 많지만 대통령이 직접 수시로 약식 기자회견을 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미국 대통령 역시 임기 중에는 백악관 관저에 거주하기 때문에 출퇴근이라는 개념이 성립되기 어렵다. 언론의 관심을 즐기던 도널드 트럼프 정도가 매우 예외적인 케이스.

2022년 7월 1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내 대통령 집무실과 한 공간으로 이어진 출입기자실에 출입기자 11명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는 일이 일어났다.

대통령실은 청사 내 방역 수준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출근길 문답을 잠정 중단하였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인 7월 12일 윤석열과 기자들을 7~8m 떨어뜨린 원거리 방식으로 출근길 문답을 예고 없이 재개하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에 대한 애착이 우리보다 훨씬 강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개 하루만에 다시 중단되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재개했다기보다는 아침 출근하다 인사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13일 오전 기자의 질문에 "(코로나19) 사정이 안정돼서 더이상 확산세가 있지 않다고 판단되면 당연히 원래대로 시작을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중단했다기보다 (코로나19) 주의를 하기 위해서 잠시 하지 않은 것"이라며 "대통령은 어제 출근길 문답 계획없이 출근했는데, (기자들이) 카메라를 다 놓고 기다리고 있었고 이걸 야박하게 치워달라고 부탁하긴 어려웠다"고 말했다.

중단 이틀 만에 또다시 재개되었다. 하지만 질문을 2개로 제한해 통상 4~5개, 많게는 7~8개까지 질문을 받았던 이전과 비교해 질의응답 수가 줄어들었다. 또한 대답하기 힘든 질문은 아예 답변을 하지 않고 스킵해버리는 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기자와의 질의응답 시간이 30 ~ 50초로 굉장히 짧아졌다. 이러한 스타일 변화에 대하여 윤석열이 출근길 문답 역풍 관리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탈북 어민 북송이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공영방송 좌편향 발언 등 민감한 질문이 나오기 전에 질의응답을 끝냈기 때문에 나름 신빙성이 있다. 그간 출근길 문답 발언들이 각종 논란을 연이어 일으키고 지지율 하락에도 영향을 미치자 ‘메시지 관리’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7월 18일 진행된 출근길 문답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연관된 탈북 어민 북송 사건에 대해서는 강경한 어조로 원칙론을 천명하고서도, 뒤이어 나온 대통령실 채용 논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다른 질문 없냐고 오히려 되묻는 등 내게 불리한 질문은 대답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대통령실의 한 참모는 불확실한 경제 여건과 여소야대 정치 지형도 등의 난제들로 인해 단기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개혁 성과를 내기 어려운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국민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안겨 준 사례라고 자평했다.

박진규 JTBC 기자는 출근길 문답을 둘러싼 여야 정치권의 비판에 대해 새로운 소통 시도를 무조건 멈추는 게 또 정답은 아닐 거라면서 “선거로 뽑힌 지도자가 언론의 질문에 답하는 건 특권이 아니라 의무라고 보는 게 더 맞는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윤석열의 임기 초부터 약식 기자회견이 사고가 날 수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영국 총리도 매일 약식 기자회견을 진행하지는 않는다고 부연했다. 이어서 참모들의 의견을 들어 말하고, 한 달에 한 번씩 대통령실 출입 기자와 간담회를 가질 것을 제안했다. 뒤이어 윤석열을 "본변인"이라고 일컬으며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말씀해버리니까 대변인 역할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약식 회견을) 어제 안 한다고 했다가 오늘 시작해 오락가락하는 것"이라며 "다시 본변인이 등장하면 출근길 문답을 할 때 옆에 서 있는 것 외에 대변인의 역할은 없는 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