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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소녀상 비문 논란, 일본 입장 추가 계획

스틴티노시 소녀상 비문 교체 논란

이탈리아 사르데냐섬 스틴티노시에 세워질 평화의 소녀상이 제막식을 하루 앞두고 비문에 일본 측 입장을 병기하는 내용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스틴티노시의 리타 발레벨라 시장은 일본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을 알리는 비문에 일본의 입장도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리타 발레벨라 시장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공부가 부족했다"며 "일본 측의 설명을 듣고 비문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비문은 일본군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수많은 소녀와 여성을 강제로 데려가 성노예로 삼았다는 내용이 한국어, 이탈리아어, 영어로 적혀있다. 시장은 "한일 양국의 입장을 병기한 비문으로 새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발레벨라 시장은 "한국 대사관의 의견도 듣고 비문 변경 시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소녀상은 여성에 대한 전쟁 범죄에 대한 보편적인 비판의 마음을 담고 있으며, 정치적인 이용으로 문제화되지 않는 한 철거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스틴티노 소녀상은 유럽에서는 독일 베를린 이후 공공부지에 두 번째로 설치되는 동상이다.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 시립공원 앞에 첫 해외 소녀상이 세워진 이후, 이번이 14번째 소녀상이다. 정의기억연대는 지난해 12월 스틴티노시에 소녀상 건립을 제안했으며, 발레벨라 시장은 "평화의 소녀상이 우리 영토에 세워지는 것을 환영한다"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한편, 독일 베를린 미테구청은 베를린 소녀상 철거 의사를 밝혔다. 미테구청은 "특별 허가가 한 차례 연장되었지만, 문구를 수정하는 조건으로만 유지될 수 있다"며 오는 9월 28일 이후 소녀상을 철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미테구 좌파당은 "우리는 충분히 논의했으며, 소녀상의 앞날에 대한 제안을 들었다. 그러나 구청은 아무런 실행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스틴티노시의 평화의 소녀상은 여성 인권과 전쟁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상징물이다. 이번 비문 논란은 역사적 사실과 외교적 갈등이 얽혀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소녀상 설치를 통해 전 세계가 여성 인권 문제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